드블라지오 시장, 선거자금 편법 모금 의혹…주지사와 갈등 탓?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을 둘러싼 선거자금 편법 모금 의혹 사태가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와의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 4월 25일자 A-1면> 드블라지오 시장이 지난 2014년 주상원의원 선거 당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들의 선거자금 편법 모금에 깊숙히 개입했다는 내용의 주 선거관리위원회 메모가 지난 22일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었는데, 이 메모를 작성한 인물이 쿠오모 주지사가 임명한 리사 슈거맨 선관위 조사관이다. 드블라지오 시장 측은 이번 사태가 불거지자 곧바로 "정치적 모함"이라고 주장하며 "모든 선거자금 모금은 합법적으로 이뤄졌으며, 슈거맨의 조사 내용은 기본적인 주 선거법도 이해하지 못하고 작성됐다"고 일축했다고 뉴욕타임스와 데일리뉴스 등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드블라지오 시장의 선거 캠프 법률자문관으로 활동했던 로렌스 로퍼는 언론사 등에 배포한 성명을 통해 "그러한 조사 내용을 담은 메모가 언론에 유출됐다는 정황도 이번 사태가 정치적 공세임을 보여 준다"며 "마이클 블룸버그 등 과거 시장들의 선거 때도 같은 방식으로 자금이 모아졌지만 이번처럼 범죄로까지 규정하며 문제를 삼은 적은 없다. 모든 모금은 주 선거법이 규정한 대로 진행됐다"고 강변했다. 슈거맨 조사관은 그러나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무런 정치적 배경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뉴욕포스트는 이날 주의회 민주당 관계자들을 인용해 "쿠오모 주지사가 메모 유출에 개입돼 있다는 소문이 민주당 내에서 돌고 있다"며 "쿠오모 주지사가 내년 뉴욕시장 선거에서 드블라지오 시장에게 도전할 후보 물색 작업도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최근 드블라지오 시장 후원자들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불법 후원금 기부 조사와 함께 이번 편법 모금 의혹이 불거지자 포기했던 차기 시장 후보 물색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미 쿠오모 주지사와 드블라지오 시장의 갈등이 곪을 대로 곪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데, 이와 같은 갈등은 드블라지오 시장 취임 직후부터 시작됐다. 드블라지오 시장과 쿠오모 주지사는 예산 책정 과정에서 첨예하게 대립했고 심지어 지난해 6월에는 드블라지오 시장이 TV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쿠오모 주지사를 비난하면서 둘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쿠오모 주지사는 현재 차기 시장 후보로 루벤 디아즈 주니어 브롱스 보로장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스콧 스트링어 시 감사원장도 내년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고 뉴욕포스트는 설명했다. 특히 디아즈 보로장은 당초 시장 선거에 관심을 갖기 않았으나 최근에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지사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언론에 보도된 내용뿐"이라며 개입설을 부인했다. 신동찬 기자 shin.dongchan@koreadaily.com